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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6/18
젖은 우산
 글쓴이 : songgok
조회 : 607  
젖은 우산

                          손범식

비 쏟아지는 날엔
묵묵히 빗줄기를 받아 내고

서린 눈발 차갑게 흩날릴 때면
아늑한 품이 되어 나를 감싸 주었지

따가운 볕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화상이라도 입을까 슬며시 그늘을 드리우던

그렇게 늘 곁을 지켜 주던
고마운 내 친구야

다 쓴 우산을 접어 두듯
그렇게 나를 모른 체 접어 두지 말아 다오

늦은 밤 돌아와
방울방울 눈물 맺힌 우산을
그저 구석에 접어 놓는다면

상처 입은 우산이 밤새도록
서글픈 온기를 피워 올리느라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 결 따라 살포시 펴서
베란다 한편에 가만히 세워 두듯
내 마음도 활짝 펴서
네 따스한 품 안에 놓아 다오

바람결에 꽃향기 번지고
포근한 햇살 아래
마른 웅덩이처럼 
응어리진 눈물 모두 불려 나갈 때까지

그대여, 내 마음의 젖은 우산을
그렇게 무심히 접어 두지 말아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