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냄비
손범식
은빛고운 비단원삼
아름답게 차려입고
연지곤지 부치고서
한구석에 앉아있는
어여브다 *내사랑아.
사모관대 오색빛깔
화려하게 장식하고
주안상만 바라보며
한잔두잔 속이타는
무심하다 *내낭군아.
손내밀어 잡아보니
가여워라 텅빈마음
무엇으로 채워주리
고개숙인 내사랑아.
족두리끈 풀어주니
얼어붙은 텅빈가슴
무엇으로 녹여주리
배고파한 내낭군아.
달아오른 네마음에
나의사랑 심어주니
얼싸좋다 아침한끼
고마워라 양은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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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시(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뛰어쓰기 생략(운율).
* 총각이 집에서 냄비에 라면을 끓여 먹기 전 양은냄비와 대화하는 시.
* 내사랑 = 양은냄비, 내낭군 = 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