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코스모스 축제
손범식
시간의 결을 따라 가을이 밀려오면
구리한강 시민공원은 온통 분홍빛 바다가 된다.
가냘픈 목 줄기를 길게 뻣어 올려
서로의 어깨를 맞댄 채 흔들리는 코스모스들,
축제라 말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
홀로 길을 걸어본다.
수천, 수만의 꽃송이가 이토록 눈부신데
왜? 내 마음의 빈터에는
오직 하나의 바람만 부는 걸까?
잔잔하게 일렁이는 한강의 물결마저
시린 하늘을 담아 외로이 푸른데,
노을빛에 물들어가는 꽃잎들은
차마 떨구지 못한 그리움을 닮았구나. 마치 내 첫사랑처럼
너는 피어 있어서 외롭고
나는 너를 보아서 외로운,
지독하게 아름답게 고독한 가을의 한복판에서
오늘도 물결처럼 마음이 흔들린다.
어제도 내 첫사랑은
내 꿈 속에 아름다운 코스모스로 피어나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