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장터
손범식
초여름
그 무덥던 날
흘러내린 땀방울 닦아내고
깎아달라 안된다 흥정하며
사람 내음 가득 풍기던시골장터에 앉아 계시던 어머니!!
한여름
그 뜨겁던 날
몸체만 한 장짐 머리에 이으시고
한걸음 한걸음 집을 향해 나가시던 어머니!!
당신의 이마에 맺힌 이슬은
땀방울이 아니라 눈물이었습니다.
늦가을
그 풍성한 날
시골장터 한가운데 쪼그리고
가을 결실 내다 팔아
닳아버린 나의 신발 사주시며
만족하시던 당신의 미소는
웃음이 아니라 삶의 무게였습니다.
한겨울
그 추운날
인적은 어디 가고 스산한 찬 바람만이
장터를 맴돌 때,
당신의 주머니에 내손 붙잡아 넣어주신
당신의 사랑은 희생이었습니다.
47년 후..
당신께서..
제 손 잡고 앉아계시던 바로 그 자리에
이제는 저 홀로 쪼그리고 앉아봅니다
그 시절 겨울처럼 ..
인적은 어디 가고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 속으로 당신의 사랑만이
메아리쳐 불어와,
두 눈엔 눈물만이 맺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