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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7/19
꿈이 아니기를
 글쓴이 : songgok
조회 : 499  
꿈이 아니기를

                                 손범식

이른 아침,
아파트 베란다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산새 소리에 못내 아쉬움 뒤로하고 살며시 눈을 뜬다.

아, 조금만 더 함께할걸.

이제는 흰머리 희끗희끗 솟아나는 중후한 모습으로 변해있을 테지만 꿈결 속 그녀의 모습은 34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공부하고 있던 대학 도서관에 그녀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함께 공부도 하고, 함께 밥도 먹고, 리포트도 고쳐주며 그렇게 우리는 행복한 시간을 한참 동안 함께 보냈다. 

"오빠, 산뜻해졌네." 
"그래? 촌스럽지 않아? 고마워"
...........
.........
......
....
...
..
"오빠 난 집에 가야 할 시간이야. 늦었어" 
"난 지하철 타고 가야 하는데, 오빠는 버스 타고 가야 하지?"
"너도 버스 타고 가면 되잖아?"
"버스 타면 한참 돌아가야 하는데?"

헤어지기 싫은 아쉬움에
(손목을 낚아채며)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버스 타고 가자"
그리고 그녀의 손을 붙잡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중...
  (이런 망할!!) 아침 새소리에 그녀가 사라져버렸다. 

34년 만에 함께한 "잃어버린 사랑"과의 꿈결 속 재회와 기쁨은 아침 산새 소리에 산산이 부서져 날아가 버렸지만 그 찰나의 시간이 당분간 후회와 아쉬움과 미련으로 내 마음을 공허하게 만들거란 생각이 든다.

그 허망함에
침대에 누워 다시금 그 꿈결 속을 헤집고 되돌아가 보지만 하나 둘 그 짧은 만남과 행복도 기억 장치 머릿속 해마에서 서서히 지워져버린다.

내 인생에 그녀에 대한 사랑과 미련이 얼마나 컸으면 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뇌리에 각인되어 꿈속에서까지 나타나는지는 모르지만 한편으론 아쉬움이 한편으론 씁쓸한 웃음만이 흘러나와 묘한 기분과 동시에 하루 종일 마음이 뒤숭숭해질 것 같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즐거운 인생과 삶을 영위하고,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본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은 내 인생의 소중한 기억으로 살아남아 꿈속에서나마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할 뿐이고 소중한 기억이다. 혹시라도 우연히 내가 지금 그녀를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도 그 아름다운 기억은 사라져 버릴 테지?. 난 그 소중한 기억을 계속해서 간직하길 원한다.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그녀에게 남은 인생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쓰고 나니 이제는 산새 소리가 아닌 한 여름 매미 소리가 요란하게 귓전을 스치며 꿈의 여운을 잊어버리란 듯 울어대기 시작한다.

침대에 누워 잠시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