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은둔 생활
손범식
• 은둔의 삶과 인간의 동물화
(The Secluded life & The animalization of humans)
인간이 고립되고 폐쇄적인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게 되면 합리적인 사고가 점점 결여되며 사회성이 현격히 떨어져 동물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중지와" 마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사고의 단순화와 단세포 동물이 되어간다. 이 세상엔 인프라 좋고 가볼 만 한 곳이 차고 넘치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우물 안의 개구리는 본인이 세상에서 최고이며 그 우물만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으로 착각하고 협소한 사회성이 고착화되어 우물을 벗어나면 적응을 못하고 다시 우물 속으로 돌아간다.
산중 생활도 마찬가지다. 버스 차창 너머로 내다보이는 전원의 풍경은 참으로 낭만적이요, 전원적이요, 목가적이지만 농지를 일구는 농부의 손은 뼈마디 쑤시는 현실인 것처럼 "나는 자연이다."라는 "산중 생활 먹방" 프로그램을 따뜻한 거실에 앉아 브라운관을 통해 보면 정말로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막상 가서 살아보면 "뱀, 모기, 진드기, 날파리, 지네, 고독, 산중 추위" 등등과 생활하며 병원 마트도 없는 열악한 삶의 인프라 속에서 본인 또한 서서히 동물화 과정을 거치게 됨을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특히 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뱀(독사)과 검은 산 모기 그리고 한 여름에 긴 장화, 긴 팔, 긴 바지다. 검은 산 모기는 바지도 뚫고 들어온다. 군대 생활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마는 정말 싫다.
고향에 내려온 지 1주일째다.
솔직히 말하면 내려오자마자 올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1년간 방치한 것들과 선산을 둘러보고 이것저것 정리하자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할 것 같다. 봄 나물 캐 먹으로 갈 시간도 없다. 1년 중 그나마 머물기에 편안한 달이 4월, 5월이다. 그 이후론 "곤충 반, 독사 반: half insects, half poisonous snakes"이다. 조용하고 새소리 들리고 처음 2주는 살만하지만 1주만 지나면 이제는 빨리 이 유령 산중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온통 뇌리에 각인될 것이다. 이른 아침 서울 침대가 몹시 그리워 잠시 글을 남겨본다.